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를 보면서 예전에 진행했던 관공서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관공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서비스 구성단계부터 준비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 바로 서비스 이원화다. 이유야 다양하게 있다. 화재나, 지진에 대비하기도 하고 사용자의 실수로 인한 데이터 유실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원화할 때 저장된 데이터는 디지털화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모두 관리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저장할 때는 백업 서버를 두고 디비에 저장하기도 하고 파일 형태로 저장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테이프(데이터 저장 목적으로 생산된 카세트테이프 같은 것)에 저장해서 창고 등에 보관하기도 한다.
작업 기간과 비용 그리고 물리적인 이유로 이원화와 백업이 개발 진행 중에 바로 적용이 어렵다면 적용 계획을 세워서 보고해야 한다. 안 그러면 프로젝트의 수주가 물 건너간다. 이건 단순히 관공서뿐만 아니다 조금 규모가 있는 회사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이와 같은 요소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15일 발생한 SK C&C 데이터 센터의 화재에서 카카오는 그런 대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필자는 처음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됐다는 소리를 듣고 "그래 규모가 크니까 다시 살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 수 있지"라는 생각이었으나 대응에 하루가 넘어가는 걸 보고 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기사들에서 지적하는 카카오 사태의 본질은 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사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카카오사태가 인재인 이유
- 재난대비 백업, 이원화 미비
- 과도한 서버 집중
- 비상대응체계 부족
- 자체 운영 데이터센터 전무
결론적으로 서류상으로는 재난 대비한 백업과 이원화가 되어 있다고 되어 있으나 실재로는 한 IDC에 모든 데이터 서버가 몰려 있다거나 각 데이터 센터 간 백업 시스템이 제대로 적용되어 있지 않았던 거다.
또한 네이버와 달리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위탁으로 관리하다 보니 대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대비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동안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오던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기회로 시스템 운영에 신경을 쓰게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느냐 마느냐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비용뿐 아니라 인력도 추가되어야 하고 아마존과 네이버에서 보듯 데이터센터의 효과적 활용을 위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비즈니스가 확장되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력과 센터 구축등 모든 건 비용으로 귀결되며 비용의 관점에서 카카오는 지금까지 데이터 이원화 등 재난 대비에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김범수 대표가 국정감사에 불려가느냐 마느냐로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외부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카카오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문어발식 서비스 확장은 지양하고 지금부터라도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본다.
물론 데이터 이원화를 "안한" 카카오가 그 책임을 다 한 다음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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